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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

보길도 윤선도 원림

by 한 뫼 2016. 7. 27.


일상의 탈출

몇일간의 일정으로 돌아본

전남 완도군 보길도 여행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완도읍에서 서남쪽으로 12km쯤 떨어진 보길도는 상록수가 우거지고
물이 맑아 자연경관만으로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유적으로 더욱 알려진 곳이다.


윤선도 유적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별서정원으로 고산이 직접 조성한 생활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 조선 가사문학의 대표적인[어부사시사]가 이곳에서 탄생되었다.


고산 윤선도,
그의 나이 51세 때인 조선 인조 15년(1637)에 왕이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에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는 세상을 보지 않으리라 하고 제주도로 향해 가던 중,
상록수가 우거진 아름다운 섬 하나를 발견하고는 그 섬에 터를 잡았는데,
그 곳이 바로 보길도이다.


섬의 산세가 피어나는 연꽃을 닮았다고 하여 부용동이라 이름짓고,
섬의 주봉인 격자봉 밑에 낙서재를 지어 거처를 마련했다.


 후 두 차례의 귀양을 가고 벼슬을 하여 서울로 가거나 해남의 금쇄동 등 다른 곳에서 지내기도 했으나,
결국 85세로 낙서재에서 삶을 마치기까지 섬 여기저기에 세연정,무민당, 곡수당 등 건물을 짓고,
바위 등 자연의 경승에 대(臺)의 명칭을 붙였는데,
이 정자와 대가 모두 25여 개소에 이르며 오우가, 산중신곡 등
많은 가사와 유명한 어부사시사를 비롯하여 자연을 노래한 많은 시를 남겼다.


세연이란 '주변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지는 곳'이란 뜻으로
[고산연보]에서는 1637년 고산이 보길도에 들어와 부용동을 발견했을때 지은 정자라 하고 있다.
정자의 중앙에 세연정, 동쪽에 호광루, 서쪽에 동하각, 남쪽에 낙기란 이란 편액을 걸었으며,
또 서쪽에는 칠암헌이라는 편액을 따로 걸었고한다.


세연정과 세연지를 둘러본 총평은 실망...

깨끗하였을 세연지를 상상하며 둘러본다.



세연정 매표소




세연 (주변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지는 곳)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지금은 관리를 하고 있는것인지 연못의 깨끗함은 보이지 않고 그저 수초에 휩싸인 어지러운 모습만 보인다.

(문화재 관리는 하고 있는것일까? 입장료가 아깝다) 






세연정 및 세연지

깨끗한 곳이라고는 한곳도 없는 연못(세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문헌에는

정자의 중앙에 세연정, 동쪽에 호광루, 서쪽에 동하각, 남쪽에 낙기란 이란 편액을 걸었으며,
또 서쪽에는 칠암헌이라는 편액을 따로 걸었다고 하는데 중앙에 있는 세연정이란 편액만보이고 나머진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것일까...



세연정 및 세연지 파노라마



파노라마 크게 보기

세연정 파노라마-02.jpg




세연정을 뒤로 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곳은

곡수당과 낙서재가 있는곳


주자장에 주차를 하고

곡수당으로 올라가는 길에 여행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능소화의 모습이 예쁘다.




세연정과는 달리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의 곡수당 건물이 이채롭다.


곡수당 (曲水堂)

고산의 아들 학관이 거주하며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조성한 공간으로,

낙서재 골짜기에서 흐른 물이 이곳 인근에 이르러서 곡수를 이루고 있다.

1칸짜리 집으로 사방에 퇴를 달고 반자를 두었으며 남쪽 난간에는 취적헌(取適軒), 서쪽은 익청헌(益淸軒) 이라는 편액을 학관의 글씨로 새겼다.

주변에 일삼교(日三橋)와 유의교(有意橋)가 있다






상연지

높이가 한 길(보통 사람키) 정도되는 방대 위에 가산(假山)을 만들고 허리부분에 구멍 하나를 뚫어 돌로 된 통을 끼워

뒤에서 끌어온 물이 구멍을 통해 연못으로 쏟아지게 하고 이를 비래폭(飛來瀑)이라 하였다.






낙서재 (樂書齋)

낙서재는 고산 윤선도가 보길에 1637년(인조 15년)에 들어와 1671년 돌아가실때까지 살았던 집이다

윤위의 '보길도지'에 따르면 처음 이곳에 집을 지을 때는 수목이 울창해서 산맥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사람을 시켜

장대에 깃발을 달고 격자봉을 오르내리게 하면서 그 높낮이와 항배를 헤아려 집터를 잡았다고 한다.


이렇게 잡은 낙서재 입지는 보길도 안에서 가장 좋은 양택지라고 한다.

이곳은 강학하고 독서하면서 소요하고 은둔하고자 하는 선비의 생활공간이었다.


최근 낙서재 마당 북쪽에 고산이 달구경하던 귀암(龜巖)이 발견되어 남쪽은 소은병과 낙서재, 귀암의 축선이 확인 되었다.

처음에는 모옥(茅屋)으로 자어 살다가 그 뒤에 잡목을 베어 거실을 만들었는데 후손들에 의해 와가(瓦家)로 바뀌었다.




귀암(龜岩)

고산유고(孤山遺稿) 귀암(龜岩) 시편에 나오는 4령(四靈)중의 하나요, 윤선도 선생이 달맞이 하던 장소로 기록된 이 바위는

화강암을 쪼아 거북형상을 만든 370cm x 270cm 규모의 바위로서 선생이 낙서재 터를 고르는데 중요한 지표였다.

2011년, 이 바위의 발견으로 보길도지(甫吉島識)에 기록된 소은병(小隱屛), 낙서재(樂書齋), 귀암의 축선을 확인하게 되어

낙서재 원형복원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

도로변에서 올려다본 동천석실 

동천석실은 주자학에서 신선이 산다는 선계세상으로 부용동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으며 낙서재의 정면에 바라보이는 산자락에 있다



깊은 숲속길을 걸어야 하는데...

이정표가 하나도 없음

얼마나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이정표 없는 숲길을 두리번 거리며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곳...

건물이 보인다.





동천석실(洞天石室)

동천석실은 주자학에서 신선이 산다는 선계세상으로 부용동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으며 낙서재의 정면에 바라보이는 산자락에 있다.

3,306m²(1,000여평)의 공간에 한칸 정자와 석문, 석담, 석천, 석폭, 석전을 조성하고 차를 마시며 시를 지었 던 곳이다.

특히 석담에는 수련을 심고 못을 둘로 나누어 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구멍을 파고 다리를 만들어 '희황교'라 칭하였다.

지금도 석실앞에는 도르래를 걸었다는 용두암과 차를 끓여 마신 차바위가 남아있다



동천석실안에서 바라본

낙서재와 곡수당




차를 마셨다는 차바위



도르래를 걸었다는 용두암



동천석실에서 바라본

낙서재와 곡수당



보길도 윤선도 원림 탐방을 마치며

보길도 섬 주변의 경관은 멋진데...

관광객의 편의는 보이지 않는다...


도로의 갈림길에 이정표라도 잘 만들어 주었다면

조금은 더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을건데...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찾아 오게 될까?

아마도 다신...

안오게 될지도...




~~~~~ ♠♠♠♠♠ ~~~~~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 소개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는

1651년(효종 2)에 윤선도(尹善道 : 1587~1671)가 지은 연시조 이다.


지은이가 65세 때 벼슬을 그만두고

전라남도 보길도 부용동에 들어가 한적한 나날을 보내면서 지은 노래이며,

세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한몸이 되어 강호한정(江湖閑情)에 빠지는 것이 주제이다.

 

4계절을 각 10수씩 40수로 하고 여음이 붙어 있고,

여음은 배를 띄우는 것에서부터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따라 말을 붙였다.

고려 후기의 '어부가'를 이어받아 다시 창작한 것으로,

이현보의 '어부사' 나 그밖의 어부가에 속하는 노래는 한시에 여음이 붙어 있는 것이

보통이나 이 노래는 순 우리말로 새롭게 썼다.

'오우가 五友歌' 와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고산유고 孤山遺稿' 에 실려 전한다.


현대판으로 번역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 전문


[춘사 01]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썰물은 거의 끝나고 밀물이 밀려온다.
(삐그덕 삐그덕 어영차)!
강촌 온갖 꽃이 멀리서 보는 꽃빛이 더욱 좋다.

 

[춘사 02]
날이 따뜻해졌도다. 물 위에 고기 뛰논다.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하는구나.
아이놈아! 낚싯대는 내 손에 쥐어 있다. 막걸리병은 실었느냐?


[춘사 03]
봄바람이 문득 부니, 물결이 곱게 일어난다.
동호(東湖)를 바라보며 서호(西湖)로 가자꾸나.
아아!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타나는구나.

 

[춘사 04]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 숲인가?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찌꺼덩 찌꺼덩 어여차)
맑고도 깊은 연못에서 온갖 고기가 뛰논다.


[춘사 05]
고운 햇볕이 내려 쬐는데, 물결이 기름처럼 곱도다.
그물을 넣어볼 것인가? 낚시를 드리워 볼 것인가?
아! 탁영가의 흥취가 일어나니 고기잡이도 잊겠도다.

 

[춘사 06]
석양빛이 드리워졌으니 그만하고 돌아가자꾸나.
해안 위의 버들과 바닷가의 꽃들은 굽이굽이 새롭구나.

어찌 높은 벼슬(정승)을 부러워하며, 인간사 자질구레한 일을 생각할소냐.


[춘사 07]
꽃다운 풀을 몸소 밟아 보며, 난초와 지초도 뜯어보자. (배 멈춰라 배 멈춰라)
한 조각 거룻배에다 실어 놓은 것이 무엇인고.
아아! 갈 때에는 안개뿐이었는데, 올 때에는 밝은 달빛뿐이로다.

 

[춘사 08]
술에 취해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니
(배를 매어라 배를 매어라)
떨어진 꽃잎이 흘러오니 무릉도원이 가까이 있는 듯.
아아! 인간 세상 더러운 때가 얼마나 내 눈을 가렸던고.


[춘사 09]
낚시줄을 걷어 놓고 배의 창문을 통해 달을 바라보니
(닻을 내려라 닻을 내려라)
벌써 밤이 들었구나, 소쩍새 소리 맑게 나는구나
아아! 아직도 남은 흥취가 끝이 없으니 돌아갈 길을 잊었구나.


[춘사 10]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은 바로 샐 것이로다.
(내일 날 밝자 마자) 낚싯대로 지팡이를 삼고서 (밖으로 놀러나갈 수 있는) 사립문을 찾아 보자.
아아! 어부의 생애는 이처럼 이럭저럭 지내노라.

 



 

[하사 01]
궂은비가 멈추어 가니 시냇물이 맑아 온다.
낚싯대를 둘러메니 기쁜 흥취를 금할 수 없구나.
안개가 자욱한 강과 겹겹이 둘러친 묏부리는 누가 이처럼 그려냈는가?


[하사 02]
연잎에 밥을 싸 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대삿갓은 이미 쓰고 있노라. 도롱이는 가져 왔느냐?
어찌하여 갈매기는 내가 쫓아가는 것인가 갈매기가 나를 쫓는 것인가?


[하사 03]
마름잎에 바람부니 봉창이 서늘하구나.
여름 바람이 일정할소냐, 그냥 배가는 대로 두어라.
아아! 북포와 남강이 어느 곳도 좋지 않은 곳이 있으랴.


[하사 04]
물결이 흐리다고 발을 씻은들 어떠하리.
오강을 찾아가려 하니 천 년에 굽이치는 오자서의 원한에 찬 노도가 슬프겠도다.
초강으로 가자 하니 혹시나 고기 뱃속에 충혼으로 사라진 굴원의 넋을 낚을까 두렵다.

 

[하사 05]
수많은 푸른 버들 우거진 곳에 물가에 이끼 낀 여울돌이 아주 아름답구나.
선착장 다리에 닿거든 어부들의 서로 먼저 건너려는 몸싸움을 허물 마라.
가다가 흰머리 노인을 만나거든 뇌택에서 (낚시 명당) 자리를 양보한 옛 고사를 본자꾸나.


[하사 06]
해가 긴 여름날이 저무는 줄을 흥의 절정에 겨워 놀다보니 미처 몰랐도다.
뱃전을 두드리며 수양제가 불렀다는 그 뱃노래를 불러보자.
뱃전을 두드리며 부른 노래 속에 배어있는 그 노래 속에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일관된 마음을 그 누가 알 것인가?


[하사 07]
석양빛이 황홀하니 좋다마는 어느덧 황혼이 가깝구나.
바위 위에 굽은 길이 소나무 아래로 비스듬히 나있다
어디서 푸른 숲 속의 꾀꼬리 우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구나.


[하사 08]
모래 위에 그물을 깔아 널고 띠풀 지붕 밑에 누워 쉬어보자.
모기를 밉다 하지만, 파리는 또 어떠한가?
진실로 다만 한가지 근심되는 것은 출세주의자가 행여 들을까 두렵도다.

 

[하사 09]
밤 사이에 풍랑이 일어날 줄을 미리 어찌 짐작할 수 있겠는가?
밤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를 누가 말하였는가?
아아! 계곡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풀이 참으로 보기 좋구나.


[하사 10]
게딱지같은 내 좁은 집을 바라보니 흰 구름이 둘러쳐 있구나.
부들부채를 가로로 쥐어들고 돌길로 올라가자꾸나.
아마도 어부의 생활이 그리 한가하더냐, 이것을 구실삼아 잠시 쉬어보자.

 



 

[추사 01]
속세를 벗어나 깨끗한 일로 소일함이 어부의 생활이 아니더냐
늙은 어부라고 비웃지 말라, 그림마다 늙은 어부가 그려져 있지 않더냐.
네 계절의 흥이 한가지로 비슷하나 그 중에서도 가을강의 풍경이 으뜸이라.


[추사 02]
바다에 가을이 찾아드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아득히 넓고 맑은 바닷물에 실컷 놀아보자.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멀리 떨어질수록 더욱 좋구나.


[추사 03]
흰 구름 뭉게뭉게 피어나니 나무 끝이 흐느적거린다.
밀물 때에는 동호에 가고 썰물 때에는 서호로 놀러가자.
흰 마름꽃과 붉은 여뀌는 가는 곳마다 좋은 경치를 이루었구나.

 

[추사 04]
기러기 뜬 저 멀리로 이제까지 못보던 산이 보이는구나.
낚시질도 하려니와 경치에 취해 노니는 이 흥취가 좋구나.
아아! 석양빛이 내리 비추니 모든 산이 수놓은 비단같이 아름답도다.


[추사 05]
반짝이는 물고기가 그물에 몇 마리나 걸렸느냐.
마른 갈대에 불붙여 골라서 구워놓고
아이야! 술병을 기울여서 표주박 술잔에 부어다오.


[추사 06]
옆에서 바람이 곱게 불어오니 다른 방향으로 돛을 움직여 돌아오니
저녁빛이 어두워오니 고상한 흥취가 가시어 차분해지는구나.
어쩐 일인지 붉게 물든 숲과 푸르른 바다가 싫지만은 않구나.

 

[추사 07]
흰 이슬 비껴 사라지고 밝은 달이 돋아온다.
봉황루(대궐)가 아득하여 머니 맑은 달빛을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
아아! 옥토끼가 찧는 약을 호객에게 먹이고 싶도다.


[추사 08]
하늘과 땅이 제 각기인가? 여기가 어디인가?
속세의 더러운 먼지가 미치지 않으니 부채질 하여서 무엇하리.
아아! 들은 말이 없으니 귀를 씻어 무엇하리.


[추사 09]
옷 위에 서리가 내리되,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낚싯배가 좁다 하나 서로 아득바득하는 세상과 견주어 어떠하더냐.
내일도 이렇게 하고 모레도 이렇게 지내자.


[추사 10]
소나무 사이 석실에 가서 새벽달을 보랴하더니
적막한 산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가는 길을 어찌 알아볼꼬.
아아! 흰 구름조차 따라오니 입은 옷이 무겁구나.

 



  

[동사 01]
구름이 걷힌 후에 햇볕이 두텁게 내리쪼인다.
천지가 눈과 구름으로 온통 막혔으되 바다는 옛과 다름 없도다.
끝없이 아득한 물결이 비단을 펼친 듯 아름답구나.


[동사 02]
낚싯줄과 낚싯대를 손질하고 뱃밥도 박아서 배를 정비했느냐?
소상강과 동정호는 그물이 어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아마도 이때 낚시질하기에 이만한 곳이 어디 있으랴.


[동사 03]
물이 얕은 갯가의 고기들이 먼 바다로 몰려갔으니
잠깐 동안 날씨가 좋을 때에 고기잡이 한 마당(어장)에 나가 보자.
낚싯밥만 다하면(충실히 쓰면) 큰 고기가 물린다고 하는구나.

 

[동사 04]
간밤에 눈 갠 뒤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앞에는 유리처럼 맑고 잔잔한 넓은 바다, 뒤에는 천 겹이나 둘러싸인 백옥 같은 산.
아, 여기는 신선이 사는 선경인가? 부처가 사는 극락정토인가? 인간 세상은 아니로다.


[동사  05]
그물과 낚싯줄 걷는 것도 잊고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부른다.
앞 바다를 건너본 것이 그 몇 번이나 되는가를 헤아려보았던고.
어디서 느닷없는 강풍이 행여 불어올까 두렵도다.


[동사 06]
날아가는 까마귀 몇 마리나 지나갔는가.
앞길이 어두우니 저녁 눈이 자욱하게 내리는구나.
아압지를 이용해서 적을 쳐서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을까

 

[동사 07]
붉은 빛 푸른 빛의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주둥이 크고 가는 비늘의 좋은 물고기를 낚으나 못 낚으나 간에
아아! 외딴 배에 삿갓 쓰고 흥에 겨워 앉았노라.


[동사 08]
물가의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 어이하여 혼자 씩씩하게 서 있는가
험한 구름을 한탄하지 마라, 온 세상을 가리는구나.
물결 소리 싫어하지 마라, 속세의 더러운 소음을 막아주는구나.


[동사 09]
시골에서 자연과 벗하는 우리의 삶의 도는 옛날부터 선인들이 말해 왔던 것이로다.
칠리강가에서 벼슬을 마다 하고 양가죽 옷을 입고 살던 엄자릉의 생활이 어떠한가
삼천육백날 위수에서 낚시질하면서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의 심정은 어떠한가.


[동사 10]
아아! 날이 저물어 가는구나, 이제 누워 쉬는 것이 마땅하도다.
가는 눈이 뿌려진 길에 붉은 꽃 흩어진 곳을 따라 흥겨웁게 걸어가서
눈내린 밤 달이 서쪽 봉우리를 넘도록 송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노라






세연정 파노라마-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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